이집트, 실종기 잔해 처리방식 우려
이집트 당국이 실종 여객기 잔해를 다루는 방식에 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(WSJ)이 23일 보도했다. 모하메드 사미르 이집트 군 대변인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구명조끼와 동체 파편 등 여객기 잔해 사진을 공개했다. 이집트 당국은 잔해를 보호용 천이나 비닐로 감싸지 않았고 오염된 땅바닥에 무방비로 올려놨다. 잔해는 사고 당시 여객기가 어떻게 추락했는지 규명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주요 증거다. 일례로 잔해에 남은 화학 물질을 분석해 사고 당시 폭발과 화염, 연기가 있었는지 밝혀낼 수 있다. 당국이 수거한 일부 시신을 부검한 결과도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데 중요한 증거로 쓰인다. 1988년에도 여객기 잔해에 묻은 화학 물질을 분석해 공중에서 폭발한 팬암 103편의 사고 원인을 밝혀낸 바 있다. 특히 지금처럼 비행 내역이 기록된 블랙박스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여객기 잔해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. 여객기 관련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각 조사 당국이 발표하는 정보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사고 조사관들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잔해 분석 결과다. 그러나 잔해 보존 조치를 하지 않으면 기름 등 외부 오염 물질이 묻어 분석이 어려워질 수 있다.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여객기의 추락 원인을 규명하는 데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유류품을 이집트 군이 마구잡이로 취급한다고 경고했다. 잘못된 잔해 취급 방식이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.